1910년 한국이 일제에 의하여 강점된 이후 많은 지사들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중국본토, 만주, 러시아령, 미주 등 해외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 그 중 러시아 지역으로 망명한 인물들도 다수 있었다. 李東輝, 洪範圖 등은 그 대표적인 인물들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활동한 운동가들 가운데에는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 다수의 투사들도 있었다. 이들에 대한 발굴 작업은 운동사 전체의 올바른 이해를 위하여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계에서는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하여 힘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다수의 무명 운동가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그 중의 한 인물인 김공집에 대하여 밝혀보고자 한다.
김공집은 모스끄바에서 남쪽으로 99km 떨어진 셀프호프(ܡܾܵ݀ܿ݃݅ܲ)시 뜨로이쯔키( ܢܾܸ݆ܸܹ݀ܺ) 사원에 있는 동포전사의 묘지에 수 많은 러시아인 혁명투사들과 공동으로 매장되어 있었다. 묘비에는 김세잔(ܚܸܼ ܡܷܵaܽ)이라고 되어 있으나 그의 한국 이름은 김공집이었다. 특히 다수의 독립운동가들이 육군이었다면 그는 공군, 그 중에서도 비행사였으므로 독립운동사에서 공군이 차지하는 위치를 파악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더구나 공군과 관련하여 학계의 연구성과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그에 대한 검토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 김공집 묘역 탐방기
최근 필자는 1992년 12월 18일부터 동월 27일까지 국가보훈처의 이선우 서기관 및 현동준, 정하철, 김정복 사무관 등과 함께 러시아공화국을 다녀올 기회를 가졌다. 김공집 선생의 유해봉환문제
, 독립운동 유적지탐방과 자료 수집 등이 그 주요한 과제였다.
1992년 12월 19일 우리 일행은 모스끄바 재소한인협회 고문인 이갠나지의 안내로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이 블라지미르교수를 방문하였다. 그는 재소한인 가운데 역사관계를 전공하는 몇 안되는 학자였으며, 우리 일행에게 러시아공화국 각 문서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는 한국관계 자료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아울러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몇몇 중요한 자료를 보여 주기도 하였다. 그 가운데 김공집에 대한 두 점의 사진이 있었다. 김공집 선생이 사망한 이후 1928년에 그의 부인(러시아인)과 동료인 朴泰河가 묘 앞에서 함께 찍은 사진과 묘역에 붙어 있는 김공집의 이름 등을 촬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블라지미르 교수는 그의 행적에 대하여 자세히 모르는 것 같았다.
다음날(20일) 아침 일찍 김공집의 묘소가 있는 셀프호프시로 향하였다. 기사들은우리의 숙박지인 꼬스모스 호텔에서 그곳까지 날도 춥고 길도 미끄러워 2시간이나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모스끄바에서 남쪽으로 차는 계속 달렸다. 주변은 모두 벌판이었다. 길의 양편으로 러시아의 농촌이 드문 드문 바라보였다. 특히 이색적인 것은 농가 창문의 생김새가 집집마다 다르다는 점이었다. 이것을 보며 러시아인이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민족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또한 길의 좌우에는 자작나무들이 호휘하듯이 좌우로 도열하고 있었다. 이 나무들이 시베리아의 찬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의 역할과 아울러 눈이 많이 내렸을 때에는 어느 곳이 길인가를 알려주는 구실도 한다고 안내자인 문와짐 선생(재소한인, 1957년생)은 알려주었다. 그러던 중 차는 어느덧 체홉(ܧܾܵ݅ܲ)시에 도착하였다. 조그마한 마을처럼 보였다. 이곳에서 러시아의 문호 체홉이 태어나서 성장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다시 길을 달려 30분만에 목적지인 셀프호프시에 도착하였다. 이 도시는 1374년에 타타르족의 공격으로부터 모스끄바를 지키기 위하여 성채를 건설하면서 생겨났다. 모스끄바와 크림반도를 잇는 요충지이기도 한 이 도시는 예로부터 상업과 수공업, 특히 帆布제조의 중심지로서 모스끄바주에 있어서 가장 커다란 직물센타였다. 1896년에는 처음으로 맑스크럽이 조직된 도시이기도 하며, 1905년에는 사회민주조직이 조직되기도 하였다. 지하 혁명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던 이 지역에 소비에뜨 권력이 1917년 10월 26일에 설립되었다. 현재 이 곳은 공업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혁명 직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직물기계, 오토바이 등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더욱 우리의 주목을 끄는 점은 사실상 이 곳이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주요한 군사도시라는 사실이었다. 지금도 지하에는 군수물자공장들이 다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페레스트로이카 이전에는 민간인들의 출입이 통제되었으며, 사진촬영도 금지되었다고 한다.
셀프호프시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김공집 선생이 묻혀 있다는 뜨르이쯔키 사원으로 향하였다. 1696년에 완성된 이 사원은 돔 양식으로 된 두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현재는 시 기념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사원의 맞은 편에 김공집 등의 묘소가 있었다. 정면에는 정방형의 비석이 있고 그 상단에는 붉은 별이 그려져 있으며, 비석의 하단 앞에는 망자의 넋을 달래주는 영혼의 불이 강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비석의 좌우에는 망자들이 이름이 적혀 있는데 약 400명 정도 되어 보였다. 김공집의 이름은 우측 벽면의 중간 부분에 김세잔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벽면의 중앙에는 ぢ여기 혁명과 공산당의 老兵들이 묻혀 있다っ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비석과 좌우 벽면의 앞에는 정방형으로 15평 남짓되는 평평한 묘소에 약 400여명이 함께 안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느 부분이 김공집의 묘소인지는 전혀 알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우리 일행은 김공집 선생에 대한 무슨 정보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사원으로 들어 갔다. 사원은 현재 시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불행히도 사원에 김공집 선생에 대하여 아는 이는 없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시 향토사료관으로 가 볼 것을 권유하였다. 우리 일행은 차로 5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향토사료관을 찾았다. 그러나 역시 이곳에서도 김공집 선생에 대한 자료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다만 출생일, 출생지, 군 복무 시작 연월일, 군복무전의 직장과 그 주소, 최초 군인 복무 시절의 주소, 군인 시절의 계급, 부인의 성명 등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군사고문서관에서 자료를 찾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우리 일행은 더 이상의 자료를 기대할 수 없어 모스끄바로 발길을 돌렸다.
서울로 돌아온 필자는 국가보훈처를 통해 김공집에 대한 몇몇 사진과 자료 등을 입수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1927년 8월 31일에 사망하였으며, 장례식은 동년 9월 2일에 성대히 거행되었음을 알아 냈다. 또한 장례식 사진에는 수 많은 러시아인들이 장례 행열을 따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입관시 주변에는 수많은 화환들이 있었으며, 그 화환들 가운데에는 한자로 ぢ金世錚同志 千古っ라고 쓰여진 것들도 있었다. 그것은 함께 훈련을 받던 중국인 조종사들이 보낸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김공집은 셀프호프시에 있는 모스끄바 군사항공학교 가족 묘지에 안장되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중국인 비행사들과 재소한인들은 그의 묘비를 세웠다. 1928년에 찍은 것으로 표기되어 있는 사진에는 그 비석이 보이며, 묘비에는 ぢ金世錚之墓っ라고 되어 있다. 1990년 4월에 그곳을 방문한 재소한인 로재걸이 1990년 5월 3일자로 김공집의 손자 金鍾赫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그 근방 러시아 노파의 말슴에 의하면 1928년 장례식이 기억된다 하며, 묘가 1975년까지 사진에 보이는 듯이 있던 자리까지 나에게 가르쳐 주었읍니다. 그리고 한문외에 로어로도 쓴 문자가 있었는데, ぢ1928년에 영웅적으로 타락한 한인 비행사 김세쟁이 매장되어 있다っ는 것을 보았다 합니다.
라고 있고, 역시 1990년 7월 20일에 보낸 편지에,
그 묘지 근방에 거주하는 로인들의 말에 의하면 1975년까지 당신이 보내신 사진들과 같이 그 묘가 있었고, 거기에는 한문 외에 로어로 쓴 ぢ여기에는 1928년에 영웅적으로 타락한 한인 비행사 김세쟁이 매장되었다っ라는 문장이 있었다 합니다. 그러나 1975년에 그곳 묘지들을 개선하여 국가공훈자 묘지들을 한곳에 모여 ぢ동포전사의 묘지っ라 합니다.
에서 알 수 있듯이 김공집의 묘소는 개인 묘로 있다가 1975년 러시아인 공로자들과 함께 합장된 것으로 보인다.
2. 김공집의 항일역정
김공집은 1895년 10월 25일 평안북도 定州郡 德彦面 大山里 511번지에서 출생하였다.
그의 이름은 公緝이며, 자는 世錚이었다.
그의 어려서의 행적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평북 정주에 있는 五山學校를 졸업하였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오산학교는 1907년에 南岡 李承熏이 세운 학교로서 민족교육의 요람이었다.
그곳에서 민족지도자 呂準 등으로부터 교육을 받은 그는 점차 민족의식이 싹텄던 것 같다. 그리고 1912년에 제3회 졸업생으로서 이 학교를 졸업하였다.
학교를 졸업한 그는 1912년부터 14년까지 일본 동경 등을 유람하며 공부를 하였다. 그리고 1914년부터 3.1운동 전까지는 중국 지역을 유람하면서 자신의 포부를 키워 나갔다.
1919년 3.1운동이 발발한 후 동년 4월 23일 국내에서 한성정부가 조직되자
이에 참여하여 13도 간부로서 활동하다가 일제의 검거령을 피하여 상해로 망명한다.
한편 동년 9월 15일에는 奉天 小南門內의 天成여관에서 폭탄을 제조하다 사고로 숨진 田誠忍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
상해로 망명한 김공집은 1920년 당시 임시정부의 노동국 총판이었던 안창호와 긴밀한 연락관계를 맺게 된다. 그는 안창호와의 만남을 통하여 광동무관학교에 유학하며 특히 航海術을 배우고자 하였다. 김공집은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1920년 2월 16일 李錫을 통하여 안창호에게 전하였으며, 안창호는 잘 주선해 주겠노라고 하였다.
이에 당시 광동정부의 법무총장인 徐謙이 중국인과 동일한 조건으로 한국인도 무관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것에 따른 것이었고,
이에 따라 1920년 3월 12일 이전에 임시정부측에서도 광동에 14명이나 되는 유학생을 이미 파견하였던 것이다.
그⧚하여 동년 3월 김공집은 오산학교 동기 동창인 朴賢煥, 그리고 金亨均 등과 함께 광동으로 향하였다.
당시 광동으로 유학하였던 한국인들은 처음에 영어, 독일어 그리고 卷術 공부를 배우고 다음에 항해학, 비행술, 육군학 등을 학습하였다.
그러나 김공집 등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1920년 4월 말경 다시 상해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것은 중국인 熊鉞이 한국학생들을 匪徒라고 신문에 게재하였기 때문이었다.
1920년 6월 김공집은 다시 광동으로 유학의 길을 떠났으나
역시 여의치 않아 7월에 상해로 돌아오고 만다.
한편 김공집은 상해에서 안창호와의 만남을 통하여 그로부터 흥사단의 취지를 듣고
이에 찬동하여 1920년 5월에는 흥사단에 입단하기도 하였다.
그후 상해에서 계속 항일운동을 전개하던 김공집은 1922년 四川省에 있는 盧州講武堂에 입학하였으나
동년 사천성 군벌들간에 전투가 전개되자,
河北省에 있는 한단군사강습소에 입학하여 1기로서 졸업하였다.
그 이후 김공집의 중국에서의 활동에 대하여 알려주는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 다만 1927년 11월 4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그의 사망기사에,
군은 금년 32세의 청년으로 평북 정주 출생으로 일즉이 오산학교를 졸업하고 동경에 류하다가 기미년 중국 상해로 건너가 활약하다가 그후 광동군관학교를 졸업하고 손문 생시에 광동군에 가입하여 실전에 참전한 일도 잇섯다. 재작년에 다시 먼 뜻을 품고 표연히 모스코로 가서 비행학교에 입학하여 비행술을 전공하는 중이더니 불행히 큰 뜻을 품은 채로 도라오지 못할 길을 떠나게 된 것이다.
라고 있는 점으로 보아 그는 그 후 다시 광동무관학교를 졸업한 후, 광동정부의 군인으로서 북벌전에 참여 했었고, 1925년 김공집은 모스끄바로 가 모스끄바 비행학교에 입학하여 전투기 조종훈련을 받았다. 당시는 제1차 국공합작기로서 중국의 군인들이 소련에 유학을 하던 시기였다. 1923년 이후 孫文이 聯蘇容共政策을 추진함에 따라 1924년 제1차 국공합작이 이루어지고 소련과의 유대가 긴밀해 짐에 따라 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김공집이 중국에서 비행기 조종사로 활동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그가 모스끄바 항공학교로 유학을 떠났다는 사실, 그리고 그 당시 모스끄바 항공학교에는 중국 비행기 조종사 출신들이 입학하고 있었다는 점들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그가 중국에서 비행사였을 것으로 짐작하는 것이다.
김공집은 1927년 7월에 모스끄바 항공학교를 졸업하였다. 그리고 상급학교로 진학하여 모스끄바 근교 셀프호프시에서 비행훈련을 계속하였다.
이때 그와 함께 비행훈련을 받은 한국인으로는 박태하를 들 수 있다. 그는 1919년 상해로 망명한 이후
김공집과 함께 안창호의 영향을 받은 인물로,
1921년에는 광동에서 독립운동단체인 동양평화단의 일원으로 활동하였다.
1921년 가을에는 광동정부 비행학교에 입학하였으며, 입교 중 許崇智의 북벌군에 참여 하기도 한 인물이다.
그 역시 1925년 김공집과 함께 유학하여 계속 모스끄바에서 같이 공부하였던 것이다.
김공집은 셀프호프시에서 비행도중 기계의 고장으로 1927년 8월 31일 오전 8시 30분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하였다. 그가 사망한 후 그의 동료인 박태하는 모든 장례 준비를 주도하였다.
그리고 장례후 국내에 있는 그의 아들 정옥군을 수소문하여 그에게 한통의 편지와 4장의 사진을 보내었다.
편지에는 김공집과의 자신과의 관계, 사망경위, 훌륭한 사람으로 커달라는 부탁의 말과 함께 정옥군의 장래를 위해 매달 20원씩 보내겠다는 애절한 사연 등이 적혀 있었다. 특히 그는 편지의 말미에서,
내가 어느 때에 중국으로 가게 될런지 알 수 없다. 중국의 시국만 좀 안정되면 나는 중국으로 가려 한다. 그리하면 군을 한번 만나보려 한다. 내가 매월 20원씩 보낼터이니 그리 알고 있거라 혹 柚의 명의로도 부칠 것 같다.
조부모님과 어머님에게 안부 전해주기 바란다. 군 역시 항상 건강하기를 늘 바라며 빌 것이다.
1928년 1월 23일
박태하 씀
라고 하여 김공집에 대한 강한 동지애를 보이고 있다.
박태하가 보낸 4장의 사진은 김공집의 입관식, 장례 행렬(2장), 김공집의 비석앞에서 박태하와 김공집의 러시아 부인이 함께 촬영한 사진 등이다.
1945년 조국이 해방된 직 후 그의 고향인 정주에서는 평북 定州郡農會 주최로 그에 대한 추도식이 거행되었다. 이때 한 인사는 다음과 같이 그의 죽음을 추도하였다.
1. 사랑하는 우리청년 김공집씨여
장래 큰 포부 가슴에 품고 고국을 떠나
나그네 된지 아아 이미 10여년
2. 무심하다 하늘 별이 떠러짐이여
슬픈 소식을 멀리 드르니 긔막히누나
참말이더냐 아아 이웬말인가
3. 모스코의 넒은 벌판 하늘 공중에
외롭은 靈은 헤매일지니 멀기는 하나
이 강산에 와 아아 깊이 잠들라
일제의 조선 강점 이후 한국인들은 조국을 되찾기 위하여 많은 고심을 하였다. 그 가운데 어떤 이들은 공군력을 키워야 일제를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안창호 , 盧伯麟 같은 이들이 그 예이다. 안창호는 1920년대 중국 상해에 있을 무렵 공군력의 양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 이후 많은 한국인들이 비행기 조종술을 배우고자 하였다. 그러나 한국은 독자적으로 공군을 양성할 수 있는 입장이 못되었으므로 한국인들은 중국 비행학교에 입교하여 비행술을 공부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1921년 가을 박태하, 金震一 등은 광동육군항공학교에, 李英茂, 張志日, 李春, 權基玉 등은 1923년 4월 운남육군항공학교에 각각 입학하였다. 그리고 崔用德과 徐曰甫는 북경 南苑 소재 段祺瑞 군벌의 육군항공학교에 각각 다녔다. 그 외에도 張德昌, 李基演, 閔成基, 鄭再燮, 權泰用 등을 들 수 있고, 이후 그들은 중국의 북벌전에 참전하였다.
한편 노백린은 미국에서 공군력의 양성을 위해 노력하였다. 그는 앞으로의 승리는 하늘을 지배하는 자에게 있다고 확신하고 1920년 2월 20일 캘리포니아주 윌로우스에 비행사 양성소를 설립하였다. 그 결과 1920년 7월에는 1회 졸업생 27명을 배출하였으며, 1923년에는 11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한국인으로서 김공집처럼 중국에서 활동하다가 모스끄바 항공학교에 유학한 인물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알려진 인물로는 김공집과 박태하가 최초의 인물들이 아닌가 한다. 그들은 1925년에 유학을 떠났고,
그후 2년이 지난 1927년 2월 車廷信(車志一, 본명 金志一), 張聖哲, 劉鐵仙 등이 모스끄바 항공학교로 유학의 길을 떠났다.
그들은 모두 황포군관학교를 3기로 졸업하였으며, 졸업후 곧 광동항공학교에 진학한 인물들이다. 그 밖에 1921년 가을 광동정부 비행학교에 입학하여 교육을 받고 역시 항공국군사비행학교를 졸업한 金震一도 들 수 있다.
1920, 30년대의 한국인들의 중국공군에서의 활동은 1940년대 광복군의 편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1945년 3월에 임시정부 군무부가 성안, 임시 의정원에 제출한 <한국 광복군 건군 및 작전계획>중 한국광복군 비행대의 편성과 작전 부분의 작성을 가능하게 하였던 것이다. 1940년대 당시 중국 공군에서 복무 중 또는 복무한 바 있는 비행사로서 崔用德, 李英武, 鄭再燮, 崔鐵城, 權基玉 등을, 기계사로서는 金震一, 張聖哲, 孫基宗, 李士英, 廉溫東, 王英在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최용덕은 중국 공군 대령 출신으로 광복군 총사령부의 참모처장으로 있었으며, 공군 소령 출신인 권기옥은 중국 육군대하교 교관으로 있었다. 손기종(소령)은 장개석 총통의 전용기를 정비 및 조종을 할 정도였다. 이 밖에도 金英哉, 金信 등은 중국 군관학교 재학 중이었다.